골초 남편을 둔 주부라면 다 안다. 말로만 윽박지르는 식의 ‘제발 좀 끊어요! 끊어요!’ 하는 잔소리만으로는 내 남편이 금연에 도달하기 힘들다는 것. 겨우 3.3인치에 불과한 담배의 그 치명적인 유혹 앞에 매번 힘없이 무너지고 마는 우리 남편. 금연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며 효과적으로 남편을 금연의 길로 이끈 주부와 매번 실패를 반복하는 주부들의 처절한 경험담을 거울 삼아본다.


성공 case1. 새벽 운동으로 담배 꿈을 못 꾸게 했다 _서울 고덕동 강연희씨

10년을 담배에 의지해 살던 남편이 재작년 겨울 목에서 피를 쏟아내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바로 다음날 금연에 돌입. 집안 구석구석과 남편의 자동차 안, 컴퓨터 바탕화면 심지어 지갑에까지 금연 메시지를 넣어놨다. 금연의 목적을 부각시키면서 한시라도 잊지 않게 하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박하사탕, 초콜릿, 자일리톨 껌 등을 사서 남편 옷에 항시 대기시켜놨다. 집에서도 수시로 손에 잡히는 대로 먹을 것을 준비해놨다. 단 음식을 싫어하는 남편을 위해 강냉이와 방울토마토를 가장 많이 샀었다. 또 김부각을 짜지 않게 만들어 밀폐용기에 넣어놓으니 아삭아삭해 수시로 먹기에 좋았다. 처음 얼마간은 남편의 의지가 확고했던 만큼 잘 되어갔다. 하지만 이내 의지가 약해지기 시작했다. 특히 담배를 피우는 꿈이라도 꾼 날이면 아침에 자연스레 담배를 찾게 되면서 그 달콤함이 그리워진다고 한다. 문제는 그런 꿈을 너무 자주 꾼다는 것. 그래서 숙면의 일환으로 새벽에 일찍 일어나 함께 운동을 하기로 했다. 폐 기능 회복에 좋을 것 같아 종목은 수영으로 했다. 아무래도 새벽에 운동을 하다 보니 피곤해 저녁에 일찍 들어와서 자게 되고 숙면을 취해 꿈을 꾸는 일도 줄어들게 되었다. 일하느라 새벽에 운동 가기 싫었을 텐데 정신력으로 버틴 남편은 벌써 금연 2년차다.

성공 case2. 담배 대신 빨대를 쥐어줬다 _경기도 안양 김선영씨

고등학교 때부터 담배를 피우던 남편에게 금연을 제안한 것은 벌써 4년 전. 담배 좀 끊으라고 협박 아닌 협박을 입에 달고 다녔지만 항상 묵살되었다. 그러던 중 그이가 큰 잘못을 했을 때, 용서의 조건으로 금연을 내걸었다. 그 뒤로 감시자가 필요해 그의 친구들에게 부탁했고, 만날 때면 사탕과 껌을 챙겨줬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흡연 장면이 목격되었고 몇 번의 다짐을 받아냈지만 소용이 없었다. 남편은 도리어 화를 내며 자꾸 집요하게 구니까 금연 스트레스 때문에 짜증이 난다고 했다. 그러고 나서 대안책으로 굵은 빨대를 사서 담배 크기로 잘라 케이스에 담아 그이에게 줬다. 하루아침에 습관을 바꿀 수 없을 것 같아 니코틴 의존도라도 낮추자는 생각이었다. 반응이 꽤 괜찮았다. 그 뒤로도 담배 때문에 몇 번의 승강이가 있었지만 실제로 그이가 담배를 찾는 횟수도 줄어들고 5개월가량이 지나니 가래 뱉는 습관도 거의 없어지는 듯했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불쌍해 보일 만큼 빼빼 말랐던 그가 1년여의 금연 시도 후 몸무게가 무려 10kg이나 늘어 지금은 너무 보기 좋은 몸매를 유지한다. 담뱃값을 모아 매번 맛있는 음식 먹으러 다닌 효과를 톡톡히 본 것 같아 뿌듯했다. 얼마 후 결혼을 했고 금연 성공 3년째인 지금의 남편은 담배 냄새를 맡는 것도 꺼려한다.

성공 case3. 의사와 짜고 폐암이라 협박했다 _광주 용봉동 김순례씨

남편에게 했던 방법은 아니지만 효과 100%라고 장담한다. 40여 년간 담배를 피우시던 시어머니. 나이가 들면서 점점 몸이 쇠약해지고 병원을 찾는 일이 잦았다. 그래서 하루는 건강검진을 예약해 병원에 모시고 가서 검진을 받게 해드렸다. 그리고 결과가 나오는 날 미리 병원에 들러 사정 이야기를 했다. 의사 또한 기꺼이 도와주겠다고 했고, 어머니를 모시고 검진 결과에 대한 상담을 받으러 들어가 앉았다. 의사는 여기저기 상태가 나빠진 곳을 짚어주더니 마지막에 폐 이야기를 꺼냈다. 폐가 기능을 거의 상실했다며 계속 담배를 피우면 폐암에 걸리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또 담배를 많이 피워서 나이에 비해 거의 모든 장기들의 노화가 심각하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특히 나이 때문에 폐암이 초기에 발견되더라도 완치될 확률이 거의 없다며 1년이라도 더 오래 살고 싶으면 담배를 끊으라고 설명해줬다. 그날 이후 어머니 주변에서는 담배 냄새를 맡을 수 없었고 완벽하게 금연에 성공. 목숨 가지고 거짓말할 것은 아니지만 선의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택한 방법이었다.

성공 case4. 사랑니 빼러 갔다가 금연까지 _대구 월성동 이신정씨

15년 동안 담배를 피우던 남편이 하루아침에 금연하게 되었다. 하루는 이가 자꾸 아프다며 철들고 처음 치과를 찾았다. 사랑니 두 개가 심하게 썩어가고 있었던 것. 그래서 썩은 사랑니 2개와 나머지 멀쩡한 사랑니도 모두 뽑았는데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얼마나 아프겠는가. 남편도 너무 아파서 눈물까지 나더란다. 한 3일 동안 사랑니를 뺀 충격으로 담배 피우고 싶다는 흡연 욕구가 전혀 들지 않았다고 했다. 그리고 바로 치석이 심하다고 꼭 스케일링을 받으러 오라던 의사 말에 바로 치과에 갔다. 아무 생각 없이 치아 안쪽을 살펴봤는데 담배로 인해 꺼무스름해진 것을 보고는 자기 몸이지만 더럽다는 생각이 확 들었다고 했다. 그리고 아플 거라는 상상을 전혀 하지 못하고 스케일링을 받았는데 의외로 무서웠다며 금연 의지를 내비쳤다. 이후 치과에서의 고통을 생각하며 남편은 담배 대신 칫솔을 휴대하고 다니면서 담배 생각이 날 때마다 양치를 했다. 또 지금 남편의 한 달 담뱃값 6만원으로 노후자금 마련할 겸 적금도 넣고 있다. 금연 10개월째, 아직 완벽하게 금연을 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계속 노력하고 있다.

◀ 이렇게 하면 실패율 높다 ▶

case1. 금연 보조제 부작용으로 실패 _서울 화곡동 박수정씨

어떻게든 남편의 금연을 설득해보고 싶어 약국에 가서 금연 패치와 금연 껌, 은단을 사왔다. 그날 저녁 남편에게 보여주자 그저 신기한 물건 보듯 이리저리 뜯어보고 읽어보고 하더니 해보겠다는 것이었다. 바로 금연 패치를 붙였다. 하지만 붙일 때 고약한 냄새가 났고, 어지럽고 구역질이 날 것 같아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그래도 이왕 사왔으니 참고 더 해보자고 설득했지만 패치는 더 이상 붙이지 않았다. 금연 껌도 마찬가지. 그래도 금연 껌은 조금씩 씹으면 참을 만하다고 하면서 1주일 정도 지속했다. 이것이 끝이다. 이후 남편은 금연에 대한 생각을 접었고 더 이상 스트레스 주기 싫어 강요하지는 않는다.  

case2.술, 담배 고리 못 끊어 실패 _서울 방배동 김소영씨

어느 날부턴가 남편이 숨쉴 때마다 가슴이 콕콕 쑤시면서 아프다고 통증을 호소했다. 전에도 그러기는 했으나 이내 통증이 사라지곤 했었는데 이번에는 4일 동안 지속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아보니 결핵균에 의해 폐에 물이 찼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결핵이었다. 원인을 담배라고 보고 남편은 금연을 결심했다. 한 일주일 동안은 전혀 피우지 않더니 금단 현상 때문에 안 되겠다며 금연 필터에 담배를 끼워 피우기 시작했다. 또 자극성 있는 음식을 먹고 나면 담배가 피우고 싶다고 해서 일부러 음식 간을 싱겁게 하기도 하고 고기보다는 야채 위주로 식단을 짜보기도 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유독 술을 좋아해 더 못 끊는 것 같았다. 며칠 끊었다가도 술자리만 갔다 오면 스스럼없이 피웠다. 물론 금연 필터에 끼워서 피우기는 했지만 흡연의 습관이 여전히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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